페이스북 40만 팔로워가 지켜보던 리얼연애 웹툰 〈규찌툰〉, 우리의 연애는 매주 생중계되고 있었다. 좋은 모습부터 사소한 다툼과 화해의 과정까지 가감 없이 계정에 올렸다. 우리의 관계가 언제까지고 지속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시절의 특별했던 사랑 이야기는 두 권의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응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자의 행복한 모습이 자신에겐 상처가 된다고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언젠가는 자신의 이야기가 될지는 몰랐다.
언젠가부터 미묘하게 어긋났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미 끝난 것 같은 연애를 붙잡고 있었고, 그러는 동안 자존감은 낮아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어갔다. 그리고 이별을 마주한 순간, 그는 개인의 감정뿐 아니라 곧 자신이 마주할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커플 인플루언서로서 쌓은 이미지가 있기에, 이별의 과정조차 솔직하게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채널의 이름을 〈규찌툰〉에서 〈혼찌툰〉으로 바꾸었다. 채널명은 이별하고 혼자가 된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결심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이고, 회복하는 마음의 과정을 하나씩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번 단행본에서는 누구나 살다보면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상실이라는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나의 내면을 이루고 있는 자존감, 두려움, 불안, 나다움 또 그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별, 상실감, 자존감, 나다움 그리고 행복에 대하여
저자가 저지르고 죽자는 심정으로 ‘생일에 헤어졌습니다’라는 내용의 〈혼찌툰〉 첫 화를 올렸을 때, 팔로워들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랐다.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고,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며 댓글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저자는 많은 위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이상한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연애와는 별개로 내면에 오랜 기간 지속된 상처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때 그렇게 느끼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구나, 그때의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감정을, 나의 행동을 받아들이자 오히려 편해졌다.
이 책 [스물아홉 생일에 헤어졌습니다]에서는 이러한 이별과 회복,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9장에 걸쳐 담아냈다. 저자는 힘들었던 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은, 행복해질 거라는 막연한 응원보다는 ‘나도 당신과 같은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는 공감의 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 [스물아홉 생일에 헤어졌습니다]이 상실을 겪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이고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가볍지만은 않다. 하지만 결국 내 자신의 삶을 가장 응원하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한 발짝 더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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