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작가의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가 출간됐다.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미스트랄 단독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는 아티초크 출판사에서 이루카 번역시집으로 미스트랄이 생전에 발표한 4권의 스페인어 시집 가운데 34편의 대표작을 엄선해 묶은 것이다.
칠레 여성 시인 미스트랄은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라틴아메리카 시문학의 대모이자 교육자다. 그녀가 지도하던 학생 파블로 네루다는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 아이의 엄마가 눈물로 시를 썼고, 그에 힘입어 스페인어는 품위를 회복하고 영광을 안게 됐다고 평했다. 그리고 미스트랄을 최초의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작가 셀마 라게를뢰프와 견주며 ‘자비와 모성을 노래하는 위대한 시인, 남아메리카 문학의 여왕’이라고 칭송했다.
이 시집에 담긴 주제는 죽음, 사랑, 슬픔, 회복, 배신, 부활이다. 이 가운데 미스트랄은 동시대 다른 어떤 라틴아메리카 작가보다도 죽음과 부활을 시의 모티프로 적극 끌어들였다.
첫사랑과 양아들의 자살에서 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에 이르기까지 미스트랄의 시 세계에는 실로 수많은 죽음이 등장하고, 그녀에게 부활은 기독교 신앙에서 출발해 세상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미스트랄이 국제적으로 성공한 시인이 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그녀가 불의와 타락에 저항하는 작가일 뿐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위무할 줄 아는 교육자이기 때문이었다.
미스트랄은 어린이, 여성, 아메리카 원주민, 유대인, 전쟁 피해자, 노동자, 가난한 사람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대변했고, 특히 스페인 내전과 세계대전 중에 고아가 된 아이들의 열렬한 엄마이자 모성을 상징하는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미스트랄은 1957년 미국 헴스테드에서 유명을 달리했지만, 남아메리카에서 출간된 모든 저작물의 인세를 자신이 성장한 몬테그란데의 아동들에게 쓰라는 유언을 남겼다.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의 추천사를 쓴 정여울 작가는 미스트랄의 시 속에는 “아직 표현하지 못한 우리 안의 모든 잠재력, 아직 고백하지 못한 사랑, 아직 흘리지 못한 모든 눈물방울이 들어 있다”며 문학성이 높은 서정시를 갈구해 온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덧붙여 비교문학 연구자인 옮긴이의 충실한 해설은 미스트랄을 처음 만나는 국내 독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스트랄 사망 후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수십 년간 그녀의 이미지를 어떻게 날조했는지, 그리고 2018년 칠레의 미투 운동과 2019년 사상 최대 반정부 시위에서 젊은 세대가 왜 네루다를 배격하고 미스트랄을 새롭게 부활시켰는지 그 역사적 순간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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