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임금 체불을 당한 근로자는 27만 5천여 명. 정부가 지난해 ‘상습 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되려 임금체불액은 1조 7,84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불 사업주는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명단 공개 등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왜 매년 엄청난 규모의 임금 체불이 발생하는 걸까?
이에 MBC 'PD수첩'에서는 임금 체불이 사업주에게 어떤 무기로 사용되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다.
■ 한 택시 기사의 분신과 116명의 집단 소송
“근로기준법이고 그다음에 택시발전법이고. 이 택시회사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법은 있어 봐야 아무 필요가 없어요. 자기네들 입맛대로... 힘없는 택시 근로자들은 그냥 그대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어요.” _ 전 D그룹 계열 택시회사 근무자
작년 9월, H운수에서 택시 기사로 일해 온 고 방영환 씨가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10일 만에 사망했다.
고인은 생전 H운수 회사 앞에서 임금체불액 지급과 완전월급제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해왔다. 유족 측은 회사와 대표가 방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방 씨가 일했던 H운수는 D운송그룹의 계열사로, D운송그룹은 택시회사 22개, 호텔 9개, 충전소 3개, 예식장 1개를 소유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택시 재벌로 불리는 D그룹. 그곳의 또 다른 계열사 S교통에서는 116명이 소송 중이고 또 다른 계열사 E택시 역시 5명이 소송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우리가 만난 택시 기사들은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이와 같은 주장들에 D그룹의 입장은 무엇인지 취재했다.
■ 마이너스 기본급? 수도권 W대학의 기막힌 셈법
“기본급이 마이너스 104만 550원입니다. 세상에 이런 급여 명세서도 있을 수 있는가.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기본급이 어떻게 마이너스가 나올 수 있는가” _ 수도권 W대학 김성주 전 교수
수도권 W대학의 교수들이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 또는 해임 등의 징계를 당한 후, 징계 무효 결정을 받고 복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이후 징계 무효 결정으로 복직했지만, 징계 기간 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은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반복된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은 W대학 설립자 송 씨. 교수들에 따르면 송 씨는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학교의 징계위원장으로서 징계를 주관하고 있다.
심지어 법원 판결로 나온 기준을 따르지 않고, 교수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임금 계산법으로 마이너스 기본급을 지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월 24일, 또 한 번의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징계위원회가 끝난 후 설립자 송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체불액을 지급할 예정인지 묻는 제작진의 질의에 과연 그는 어떤 답변을 주었을까?
■ 임금 체불이 아닌 임금 절도! 그 대안은?
'PD수첩'이 만난 전문가들은 임금 체불이 무엇보다 인식의 문제라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근로자들의 인생의 일부를 빼앗아 버리는 행위로써 임금 체불을 임금 절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월급을 안 주는 채무 불이행 문제가 아닌 한 근로자의 생계와 가정을 파괴할 심각한 범죄로써의 사회적 인식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지금도 생겨나고 있다.
임금 체불의 현 실태를 알아보고 나아갈 점을 모색해 보는 MBC 'PD수첩' <사라진 월급 1조 7,845억 원>은 2월 6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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