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대표이사 최정숙)는 ‘버르토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10월 17일(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
‘헌정’이란 주제 아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국립심포니)의 다채로운 면모를 확인하는 무대다. 스타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1965~)와의 협연은 국립심포니와 10년 만의 만남으로 이목을 끈다.
오케스트라의 폭넓은 음색을 경험하는 시간
프로그래밍에 있어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작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삶의 크고 작은 비극과 희생을 주목했다. 그는 이번 공연의 시작과 끝을 새뮤얼 바버(1910~1981)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벨러 버르토크(1881~1945)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연결했다.
두 곡은 제2차 세계대전이란 비극을 거쳐 작곡됐다. 바버는 ‘절망’, 버르토크는 ‘희망’이란 서로 다른 음악적 메시지를 전하며 비극과 희생에 대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역사적으로 케네디 대통령, 아인슈타인 등의 장례식뿐만 아니라 미국의 9.11 테러 희생자들의 추모곡으로 널리 연주되며 국민적 슬픔과 함께해 왔다. 장엄한 선율 미가 백미인 작품으로 국립심포니 현악기군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그에게 ‘희망’이 된 작품이다. 성공적인 초연으로 그는 전쟁 이민자에서 세계적인 작곡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20세기 관현악 작품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를 합주자에서 협주자(솔리스트)로 확장시켰다. 목관, 금관, 현악 등 각각의 악기군이 화려한 대조를 이루어 다양한 음향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스타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가 전하는 ‘오보에의 모든 것’
31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자리를 꿰찬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와의 협연 무대 역시 놓칠 수 없다. 마이어는 엘가와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을 연이어 선보이며 오보에의 폭넓은 음색과 이색 매력을 전한다.
특히 오보이스트들의 최대의 난제 R. 슈트라우스(1864~1949)의 ‘오보에 협주곡’이 관객을 찾는다. 56마디 연속 연주 등으로 오보이스트들에게 악명이 높으나 오보에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유려한 선율을 경험하게 한다.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R. 슈트라우스와 미군 장병과의 인연으로 작곡됐다. 전쟁의 황폐함 속 노년의 작곡가에게 위안이 된 작품으로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이어는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에 앞서 에드워드 엘가(1857~1934)의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독백’을 연주한다. 서주 없이 오보에가 바로 나오는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 앞에 엘가의 협주곡을 붙여 오보에의 음색에 집중하게 한다.
그는 최근 솔리스트와 지휘자로 활동하며 음악적 궤적을 넓히고 있다. 10년 전 내한 당시 국립심포니의 포디움에 올랐던 마이어는 국립심포니에 대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에 대한 유연한 이해력으로 나를 깜짝 놀라게 한 악단으로 기억한다”며 “협주자로 서는 이번 무대에서 국립심포니와의 남다른 시너지를 기대해 달라”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 지평을 열고자 미술작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는 스프레이 페인트를 통해 사랑과 행복 등 일상의 작은 순간을 포착해오고 있는 최기창이 참여했다. 다양한 스프레이 페인트의 색감을 통해 작품 속 악기의 다채로운 음향을 함축적이고 추상적으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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