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의 유학 생활을 담은 손미나 작가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30만 독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손미나 역시 이 책이 터닝포인트가 되어 여행작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13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자 방송인,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교장,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하나씩 타이틀을 늘려갔다.
그 사이 멋진 일도 많았지만 쓰거나 아픈 경험들도 있었다. 잘 견뎌낸 경우도 있고,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기도 했고,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이 길이 맞는지 흔들리기도 하고, 인생의 우여곡절에 지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산티아고 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한국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소할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언젠가는’이라고 버킷리스트에 담아만 둔 지 이십 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시점이었다.
산티아고 길을 언제 걸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고 그 길이 부른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지금, 지금이 걸어야 할 때’라는 단호한 울림이 있었고,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산티아고 길로 떠났다.
그렇게 2022년 5월 손미나는 800km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40일간 800km를 걷는 동안 육체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오히려 정신은 더 선명해졌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생각과 감정들이 피어올랐다. 그동안 밖의 소리만 들었는데 산티아고에서는 자신 안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자신의 내면과 온전히 마주한 시간이었다.
손미나의 두 번째 스페인 책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는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과 물결처럼 이어진 생각들을 갈무리했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도 소개한다. 저자는 길 끝에 도착해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산티아고 길이 그에게 끊임없이 속삭인 말은 “괜찮아.”였다는 것을.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고 만나고 생각하고 사랑한 기록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는 프랑스 길의 첫 단계인 ‘나폴레옹 길’에서 시작하여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가 나바라, 리오하, 카스티야 이 레온, 갈리시아를 거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기까지의 800km 여정에 따라 자신과 했던 대화, 질문과 답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아들을 잃고 산티아고를 찾은 아버지, 한쪽 눈을 실명한 후 더 늦기 전에 산티아고 길에 도전했다는 코린, 잘 나가는 스위스 은행원에서 우체부를 꿈꾸는 에르베, 쉰 살 생일을 기념해 친구들과 산티아고를 찾은 가비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순례길을 걷는 이들과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감동과 위로를 주며 삶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했다.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수없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자책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올라가지 않는 발로 한 걸음씩 내딛으며 산티아고 800km를 걸었던 것처럼 묵묵히 인생길을 걸어 지금 여기까지 왔다. 기쁘고 즐거운 시간만이 아니라 고민하고 힘들었던 시간,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이다. 산티아고는 그런 우리에게 “괜찮아, 그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라고 속삭인다.
길 끝에 도착했을 때 저자가 얻은 것은 인생의 질문, 해답, 위로 그리고 사랑, 그 모든 것이 이미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깨닫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단함이 마음에 꽉 차올랐다고 한다. 손미나에게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된 산티아고 순례길. 저자는 자신에게 산티아고 길이 그랬듯이 이번 책이 독자들에게도 자신을 믿어줄 수 있는 용기와 좀 더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선물하길 바란다.
아름다운 산티아고 풍경이 주는 힐링
많은 이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이유는 길을 걸으며 저마나 마음속에 품고 온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티아고를 걷고 난 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산티아고의 아름다운 자연은 그 자체로 위로와 힐링이 되며 고된 산티아고 길을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산들이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광활한 산세가 일품인 피레네산맥, 비를 흠뻑 머금고 뿜어내는 초록빛이 장관인 나바라, 끝없는 포도밭과 뭉게구름이 일품인 리오하, 황량하지만 화려한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 카스티야 이 레온, 요정이 튀어나올 것 같은 키 높은 나무들이 우거진 갈리시아 등 지역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에서는 이런 산티아고의 자연이 주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2만 여 컷의 사진 중 100여 컷이 수록됐다. 또한 좀 더 생생한 산티아고를 전하고자 QR코드로 영상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산티아고 800km를 저자와 함께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 깊어진 손미나의 생각과 아름다운 산티아고 풍경이 어우러진 이 책은 인생이란 길 위에서 흔들리고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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