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를 여러 번 찾게 되는 승무원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여행지의 숨겨진 얼굴’을 발견하며, 매 순간 특별한 여행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작은 어촌 마을에서 자전거로 마을을 두 번 세 번 돌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하늘에 빛나는 별 하나와 함께 겨울밤을 지새우며, 작은 순간의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간다.
김현지 저자의 이 책 [맑은 날이 아니어서 오히려 좋아]는 비행과 여행을 반복하고 하늘과 땅을 오가며 기록한 10년 차 승무원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 그리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설렘 가득한 여행 이야기다.
현지인처럼 여행에 스며들기
승무원들은 언제 어떤 도시와 마주할지 모른다. 게다가 늘 여행하기 좋은 날에만 착륙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성수기보다는 비성수기에,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의 풍경을 만난다. 한 도시의 사계절을 볼 수 있고, 또 느긋하게 현지인처럼 즐기기도 한다.
승무원 김현지의 여행 방식은 ‘현지인처럼’ 스며들기다. 몽골 전통의상을 입고 말을 타고, 어린 왕자가 되어 사하라 사막을 투어 하며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한다.
푸른색이 많은 나라 모로코에서는 화려한 무늬를, 무채색 건물로 가득한 요르단에서는 순백색의 옷을 입으며 자신뿐만이 아니라 여행지가 갖고 있는 고유함도 돋보이게 하는 여행 오오디티(Outfit of The Days)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행 떠나기 전에는 관련된 음악, 도서, 영화 등을 통해 여행지를 미리 느껴본다.
나를 성장시킨 여행의 순간들과 잊을 수 없는 경험의 조각들
그녀의 여행에는 소소하지만 마음을 풍족하게 하는 행복이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해 질 무렵 해안가에서 양껏 바다를 보며 흠뻑 빠져드는 순간, 남미 장기여행 중에 만난 동행자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나누며 행운을 빌어주는 일의 기쁨, 또 다이버들이 뿜어내는 버블이 가득한 바다 아래로 내려가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는 시간 등 여행 중 자신이 행복해지는 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
또한 그녀의 여행에는 성장 과정이 있다. 인터넷이 되지 않는 쿠바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길 찾는 것을 로맨틱하다고 생각하거나, 휴대폰이 먹통이 된 배 안에서는 걱정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등 그녀는 여정의 길목에서 항상 깨달음을 얻는다.
이렇게 여행길에서 얻은 경험의 조각들은 ‘오히려, 좋아!’를 외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만들어 주었다. 인생의 큰 변화를 바라며 떠난 여행길은 아니지만, 여행의 시간이 쌓여 자신을 이루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책 [맑은 날이 아니어서 오히려 좋아]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풍경’, 여정 중에 만난 ‘사람’, 여행 중 마주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난생 처음 본 사막에 압도되었던 페루의 와카치나 여행, 언제나 대자연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떠난 호주 로드트립, 꽃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꽃 피는 계절에 떠났던 제주도, 일명 불타는 고구마를 보기 위해 10시간이 걸려 함께 오른 아르헨티나의 피츠로이 산, 20킬로그램 공기통과 장비를 메고 용기를 내어 입수했던 사이판의 다이핀 포인트, 배 위에서 8박 9일을 보내며 망망대해를 떠다니던 멕시코에서의 올 인클루시브 다이빙 여행 등 전 세계를 누빈 시간만큼이나 다채로운 경험을 엿볼 수 있다.
김현지 그녀는 여전히 여행지에서 만날 사람들, 그곳의 공기와 햇살, 바다가 궁금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비행과 여행을 반복하며 설렘 가득한 여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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