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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특집 VR다큐 [마지막 인사]... 94세 박연례 할머니의 思夫曲과 다리뼈 몇 점의 유해로 해후한 김정순 할머니의 思父曲

by 암튼무튼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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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MBC가 6월 25일(화) 밤 9시에 디지털 기술과 VR을 통해 6.25 전사자와 유족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을 그린 한국전쟁특집 VR다큐 [마지막 인사]를 방송한다. 

 

70여 년 동안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어느덧 아흔넷 각시가 되어버린 박연례 할머니의 애틋한 사부곡(思夫曲)과 평생을 기다린 아버지를 결국 다리뼈 몇 점의 유해로 해후한 김정순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부곡(思父曲)을 전한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상실과 응어리진 고통을 안고 70 여 년 삶을 견뎌온 이들의 이야기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그리운 이를 만나 생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내레이션은 배우 김영옥 님이 맡았다.

 

 

 

▶ “당신이 죽었다 해도 나는 기다립니다.” - 스물넷 신랑을 기다리는 아흔넷 각시

 

전남 영암군에는 70 여 년 남편을 기다리다 어느덧 아흔넷이 된 박연례 할머니가 살고 있다. 할머니의 남편은 6.25 전쟁 전사자다. 전사 통지서를 받았고 현충원에 남편의 묘비까지 세워져 있지만 직접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한 죽음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할머니는 남편의 죽음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죽음 앞에 다행을 논한다는 것이 기막힌 일이지만 박연례 할머니의 경우는 남편의 유해라도 수습해 현충원에 안장했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해조차 찾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6.25 전쟁에서 사망·실종된 국군 전사자의 수는 약 13만 명. 이 가운데 무려 12만 명은 유해조차 수습되지 못한 채 전선 어딘가에 여전히 묻혀있다.

 

지난 2000년 유해발굴단이 꾸려지면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약 1만 3,000구.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4만 6천여 명으로 비교군으로 사용할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유족들이 고령화되고 돌아가시고 있기 때문에 촌각을 다투는 마음으로 유가족 시료를 채취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많습니다. 땅에 묻힌 지 70년이 넘은 뼈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박정현 과장 -

 

악조건 속에서도 2024년 6월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약 230 구. 비율로 따지면 2%도 되지 않는 기적 같은 귀환이라 하겠다. 그 희박한 확률을 뚫고 가족을 찾은 유해 한 구 한 구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지난 2008년 발굴됐지만 유전자 시료가 없어 2022년에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유해, 故김학수 일병 역시 그중에 한 명이다. 

 

 

▶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올 때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2022년 故김학수 일병의 유해를 품에 안은 외동딸 김정순 할머니. 할머니는 집 거실 한쪽을 아버지의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아버지의 유해를 찾고 비로소 받게 된 유품과 전사자 확인 통지서, 아버지의 참전 경로를 정리한 자료를 놓았다. 할머니는 아버지가 그리울 때면 유품인 탄환을 만져보고, ‘비 내리는 고모령’을 불러본다.

 

김정순 할머니의 어머니가 전쟁터에 떠나보낸 남편을 눈물로 그리워하며 불렀던 노래, ‘비 내리는 고모령’! 어린 시절 김정순 할머니는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들었던 이 노래를 70여 년 동안 습관처럼 흥얼거려 왔다.

 

세 살 때 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나 아버지를 사진으로만 기억하지만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는 할머니. 아버지의 유해를 찾았다는 사실은 기쁨이지만 슬픔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기다림이 끝났기 때문이다. 

 

 

 ▶ ‘VR(가상현실)로 만나는 남편 그리고 아버지

 

현실에서 두 할머니가 남편과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면 가상의 세계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제작진의 제안에 ‘현실이 아니어도 좋다’ 면서, 뭐라도 좋으니 딱 한 번만이라도 그리운 이를 만나고 싶다는 이들 할머니들은 남편과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전남 영암과 경기도 오산에서 서울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70 여 년간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전하고,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간절함으로 만들어진 XR 스튜디오.

 

 

이곳에서 메타 휴먼으로 돌아온 남편과 아버지를 만나게 된 할머니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박연례 할머니는 스물넷 신랑에게 수줍어서 전하지 못하고 평생 가슴에 담아뒀던 “사랑한다” 는 말을 전하고 남편과 생애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을까?

김정순 할머니는 70여 년 동안 가슴에 꾹꾹 눌러 담아뒀던 말 ‘아버지’ 라는 단어를 목 놓아 불러도 보고 아버지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줄 수 있었을까? 

 

MBC 한국전쟁특집 VR다큐 [마지막 인사]는 오늘(25일 화요일) 밤 9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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