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더블린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박상영이 3년 만에 신작 에세이를 선보인다.
‘잘 나가는 소설가’의 일상을 들려줄 법도 하건만, 뜻밖에도 번아웃과 휴식에 대한 이야기다. 첫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에서 직장인의 애환과 피할 수 없는 삶의 허기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토로해 많은 공감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는 “내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어야지” 결심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가 지친 와중에도 유일한 안전지대인 방을 박차고 나와야만 했던 이유는?
이 책은 박상영 작가가 데뷔 후 지난 몇 년간 여러 매체에 실었던 글 가운데 휴식과 여행을 테마로 한 글들을 모으고, 다듬고, 더한 것이다. 기대와 달랐던 서울살이에서 도피하듯 떠난 첫 유럽 배낭여행부터, 사고 치고 떠난 뉴욕, 제주 최남단의 섬 가파도에서의 생활, 여행 예능 도전기 등 여행과 사람, 일과 쉼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 담겼다.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쉼’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박상영만의 독보적 유머와 입담으로 펼치는, ‘억지로 쉼표를 찍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삶에 대한 본격 성토대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내일은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어야지”
휴식 천재를 꿈꾸는 박상영의 대폭망 휴일담
“나는 마음먹었다. 완벽을, 완벽히 폐기하리라고”
도통 뜻대로 안 되는 세상에서 소설가로 살아남기
박상영 작가가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총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을 정도로 누구보다도 ‘독기’ 있게 ‘열일’ 해온 그의 앞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번아웃의 덫이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이 책은 제대로 쉬는 데 영 소질이 없는 박상영의 ‘쉼’과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1부는 광주, 강릉 등을 여행하며 20대 시절 힘들 때마다 유럽으로, 뉴욕으로 도망치듯 떠났던 추억들을 회상하고, 2부에서는 슬럼프 극복을 꿈꾸며 제주 최남단의 섬 가파도로 향한다. 3부는 여행 예능 도전기와 그에게 삶의 쉼표가 되어준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도시의 워커홀릭이 온전한 쉼에 이르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상상 속 우아한 가파도 아티스트 레지던시의 실상은 벌레와의 전쟁이고, 태풍에 발이 묶이는가 하면 지긋지긋한 불면증으로 낯선 방에서 잠을 설치기 일쑤다.
친구들이 방문하는 날 꼭 지독한 감기에 걸리고, 마감은 매번 코앞에 닥쳐오지만, 그럼에도 또다시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꿈꾼다. 작가 박상영은 더 많은 풍경과, 더 고마운 사람들, 더 눈물 나게 웃긴 이야기들을 한 보따리 풀어놓으며, 오늘도 불안과 강박과 싸우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여행할 때 나는 가장 열렬히 일상에 대해 생각한다”
싫어도 떠나고 힘들어도 살아가는 마음들
이 책은 ‘여행 에세이’일까? 책의 서두부터 박상영 작가는 ‘사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을 어려워하는 데다, 개복치급의 예민함과 유리 체력을 자랑하고, 지식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통해) 효율적으로 얻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상영은 이 책 내내 끊임없이 안전지대를 박차고 나온다. 서울살이가, 글쓰기가, 삶이 버거워서. 매번 그는 어딘가로 향하고, 완벽한 여행에 끝내 실패하지만 상관없다. 마치 ‘환부를 꿰뚫어 고통을 잊게 하는 침구술처럼 일상 한중간을 꿰뚫어’ 삶의 감각을 되찾아줄 테니까. 늘 곁에 있어주는 든든한 사람들을 떠올릴 테니까.
책의 에필로그에서 박상영은 다시 한번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곱씹는다. 그리고 삶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누구보다 열렬히 생을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본다. 어쩌면 당신도 잘 아는 모습일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여행을,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꿈꾸는 이유니까.
어린 시절 아껴 먹던 막대사탕. 얼마나 남았나 중간중간 확인했죠. 박상영 작가의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은 오랜만에 그렇게 읽게 된 책입니다. 키득거리다가 눈시울 뜨듯해지다가 몇 번이고 뒤를 넘겨 봤습니다. 혹시 다 끝날까 봐. 이 책은 여행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박상영 작가는 세상의 풍경을 그려놓으며 자신의 내면을 숨겨놓았고 사람의 이야기를 얹어놓았습니다(제 얘기도 좀 들어 있어요). 그래서 더 흥미로웠나 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여행지는 열 길 물속이 아니라 한 길 사람 속이니까요. 박 작가님,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은 ‘글 쓸 때’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책도 기다릴게요. _이금희(방송인)
박상영 작가와 휴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공통분모는 ‘우리는 잘 쉴 줄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박상영 작가의 이번 에세이를 통해 푹 늘어진 채로의 휴식은 못 될지언정 목적 없이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는 것 또한 어떤 인간에게는 휴식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도사리고 있는 어둡고 불안한 것들을 박상영은 특유의 자타를 향한 관찰력으로 예리하게 잡아내고, 마찬가지로 특유의 유쾌하고 산뜻한 글을 통해 영원히 엉켜 있을 것만 같은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털어낸다. 모처럼 주어진 휴가에서조차 글쓰기를 멈추지 않은 박상영의 불안과 강박이 독자들에게 정신적 휴식을 줄 것처럼, 당신의 그것들 또한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잘 다뤄진 불안은 내일을 대비하는 완벽한 방패일 테니까. _김이나(작사가,방송인)
참으로 놀랍다. 책을 읽었을 뿐인데, 이토록 기분 좋은 여독이 오다니.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박상영의 손에 이끌려 시공간을 초월해 온갖 장소를 누비게 될 것이다. 이 수다스러운 안내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괜찮다. 그는 놀랍도록 웃기고, 사랑스러우니. 앞으로 박상영과 함께하는 여행에 또 초대될 기회가 온다면, 난 주저 없이 따라나설 것이다. 그가 인도하는 곳으로!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도 그럴 것이라 장담한다. _봉태규(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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