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수학의 쓸모』 『미적분의 쓸모』에 이어서 『생물학의 쓸모』가 출간됐다. 해당 시리즈는 단순히 수학적 개념을 쉽게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개념들이 어떻게 현재를 움직이고 미래를 만들어가는지, 다시 말해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알려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생물학의 쓸모』 역시 생명체 구성요소의 기능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능들이 연결된 각각의 시스템을 연구하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생물학의 최신 연구들을 쉽게 풀어준다.
이 책의 저자 연세대학교 김응빈 교수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국제 SCI에 미생물 관련 논문을 70여 편 발표하는 한편, 동대학교에서 최우수강의 교수상을 받고 입학처장 및 생명시스템대 학장을 지낸 바 있다.
김응빈 교수의 전문성을 겸비한 대중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어떻게 인간을 비롯한 전 지구적 생태계를 움직이는지 알 수 있으며, 더불어 노화, 감염병, 기후위기 등과 관련하여 미래를 바꾸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기초 지식과 함께 생물학 최전선의 움직임을 한 번에 살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현실 속 과학의 쓸모를 깨닫게 되는 책이다.
이제는 시스템의 언어가 주도한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시스템생물학의 등장
당신은 어떻게 생물학을 공부했는가? 세포핵, 세포막, 세포질 등 각각의 구조를 배우고 동물세포와 식 물세포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배우지 않았는가? 또는 DNA의 구조를 달달 외우지 않았는가? 이러한 환원적 분석법이 생명현상을 상당히 설명해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물은 부분들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생명은 세포에서 개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구성요소가 연관되어 작용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이 구성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규칙을 벗어나 작용하면 곧바로 전 체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다.
21세기 생물학은 수많은 유전자와 단백질, 화학물 사이를 오가는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규명해서 생명 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방법론이 바로 시스템생물학이다. 그리고 『생물학의 쓸모』는 시스템생 물학에 기반해서 쓰였다. 최소의 생명시스템 세포부터 호흡기관, DNA, 단세포생물 등 각각의 시스템을 살펴보고 그 시스템과 관련된 최신 연구를 풀어서 설명한다.
생물학은 시스템의 언어를 도입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했다. 생명체의 구성요소와 기능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기존의 관점으로는 생물학의 흐름, 더 나아가 생물학이 주도하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다. 『생물학의 쓸모』를 통 해 최전선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생물학을 만나보자.
생명체의 이해를 넘어 탄생까지 가능해진 생명시스템의 최소 단위 세포에서부터 펼쳐지는 혁명의 시작
팬데믹 시대에 인류의 우수한 호신용품이 된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과 감염병의 관 계를 규명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국내 약 400만 명의 생명줄인 당뇨병 치료제 역시 대장균 연구 덕 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을 통해 밝혀진 인간의 설계도는 암, 알츠하이 머, 에이즈 등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면서 의학과 약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되던 ‘생명체의 설계와 제조’에도 발을 디뎠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생명체인 ‘마이코플라스마 마이코이데스 JCVI-syn1.0’는 물질대사와 자기복제 등 정상 적인 생명체의 기능을 수행했고, 모든 면에서 게놈의 원주인인 마이코플라스마 마이코이데스와 차이가 없었다. 비록 세포질은 합성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JCVI-syn1.0을 합성세포라고 지칭했다. 게놈을 이식해서 세균의 종을 바꿔놓은 것이다. 바야흐로 원하는 게놈을 설계하고 합성해서 다른 생명체에 이식하면 맞춤형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_Ⅲ. 인류의 기원을 읽는 정보 지도, 인간게놈프로젝트
생물의 변형과 복제를 넘어 설계와 제조까지 시도하는 21세기 생물학은 이카루스의 날개일까, 인류에 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혁명의 시작일까? 세포, DNA. 미생물, 생태계 등 각각의 시스템에 관한 첨단의 연구들에서 인간의 미래가 보인다.
연세대 최우수강의 교수, 30년 연구 경력의 생물학자가 들려주는, 정해진 미래를 바꾸는 생물학적 사고의 힘
인간에게는 ‘질병과 노화’라는 예정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연재해로 인한 지구 멸망이라는 미래 시나리오도 예견된다. 과학자들은 이 정해진 미래를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은 생명체를 이해하는 노력에서 시작한다.
세포분열을 거듭할수록 구극세포는 기능적 노화가 빨라지고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 된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세균세포 분열의 질적 비대칭성은 놀라운 생존 기술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부실한 생체물질을 똑같이 나누어 가 진다면, 노화는 개체군 수준에서 일어날 것이고 결국에는 개체군이 소멸할 테니 말이다. (중략) 고령화와 맞물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세균의 노화 현상이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해 본 다. _Ⅴ. 생존을 위한 뜻밖의 기술, 세균노화
1~2세대 생물연료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개발하고 있는 3세대 생물연료의 주역이 바로 조류다. (중략) 조류 재베 에는 넓고 비옥한 땅이 필요 없다. 그저 풍부한 햇빛과 자연수만 있으면 된다. 아울러 거의 매일 수확할 수 있다. 시범운영 중인 일부 조류 생산시설에서는 근처 발전소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광합성을 촉진함으로써 조류를 더 빨리 자라게 한다. 생물연료 원재료도 생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이다. _Ⅴ. 바이오가 환경위기시계를 되돌릴 수 있을까?
이 밖에 생물학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메모리 또는 나노구조물 합성을 연구하는 데도 DNA가 이용된다. 현재 인간의 미래를 바꿀 ‘과학’에서 생물학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난치병 및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환경위기시계는 지구가 매우 위험하다는 신호인 9시 1 분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 모든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과학적 노력의 중심에 생물학이 있다.
기존의 쓸모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의 쓸모』 역시 모든 생물학적 개념을 세세하고 정확하게 아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세포의 기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목표, 더 이상 연구할 게 없을 것 같은 단세포생물 연구의 극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에너지산업에서의 발전을 이끄는 생물학의 탐험 등을 읽다 보면 생물학이야말로 인류가 반드시 알아야 할 교양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여기에 〈안될과학〉 〈응생물학〉 등의 유튜브 출연과 꾸준한 글쓰기로 오랜 기간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해 온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응빈 교수는 옛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생물학이 현재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생생하게 그려내 생물학적 사고의 힘을 한층 더 실감하게 한다.
고세균을 발견하고 새로운 생물 분류 체계를 제안한 세계 최고의 미생물학자 칼 우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생물학의 주된 역할은 우리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걸 깨닫게 된다면 우리는 이 행성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한때 박멸의 대상이었던 미생물이 지금은 생존 지식이 된 것처럼, 또 어떤 생물학적 지식이 우리를 이끌고 있을까? 그 답이 이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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