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그림 34점, 김소월 시 150편 수록
문예출판사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와 시인의 아트컬래버를 시도했다. 아트컬래버의 주인공은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와 ‘진달래꽃’의 시인 김소월이다.
두 예술가가 만난 문예출판사의 신간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진달래꽃’은 꽃과 여인, 슬픔과 정한 등 공통된 주제 의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천경자의 그림 34점과 김소월의 시 150편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그림뿐 아니라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던 천경자 화가는 수필가로 10여권의 저서를 남겼고, 책 표지 그림도 여러 점 그렸다. 그중 하나가 1958년 ‘소월시선’의 진달래꽃이 그려진 표지 그림이다.
천경자가 표지를 그린 ‘소월시선’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에서 다른 도서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65년 전 한 권의 책으로 만난 두 예술가는 그 인연을 이어 2023년 봄 문예출판사의 ‘진달래꽃’으로 다시 만났다.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 있나 봐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아요.” 천경자 화가는 한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흐르는 슬픔과 정한의 정서를 드러냈다.
이에 ‘진달래꽃’에는 천경자 화가를 대표하는 꽃과 여인, 화려한 색감의 그림뿐 아니라 화가가 여행하면서 그린 스케치, 서정적이고 감정적인 그림을 다양하게 수록했다. 따뜻한 봄날과 어울리는 천경자 화가의 그림들은 김소월의 여성적 시와 어우러져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진달래꽃’에는 김소월의 첫 시집인 ‘진달래꽃’과 ‘소월시초’의 수록 시 전편 외에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을 가려 실었다.
‘진달래꽃’, ‘먼 후일’, ‘초혼’ 등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작품들은 물론 ‘봄밤’, ‘귀뚜라미’, ‘바람과 봄’ 등 계절감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시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시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일부만 현대 표준어 규정에 따랐다.
‘진달래꽃’의 도입부에는 마음을 울리는 시 강의로 유명한 정재찬 교수의 해제가 실려 독자들의 감상을 돕는다. 정재찬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은?”이라는 물음에 왜 사람들이 “소월, 소월” 하는지에 대해 짧고 쉽게 답한다.
시인의 생애와 시대 배경은 배제하고, 시 진달래꽃 하나만을 놓고 김소월의 시를 관통하는 정서와 주제를 풀어내 독자들이 풍요롭고 새로운 김소월의 시 세계로 독자들이 찾아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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